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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스페이스오디티> 컨퍼런스 솔직하고 자세한 후기

DATE
2019-11-18

글로벌 사업부의 플래닝 2팀이 <2019: 스페이스오디티> 컨퍼런스에 다녀왔습니다. 11월 14일부터 양일간 진행되는 행사인데 '누구나 팬을 만드는 시대'라는 슬로건에 이끌려 첫 날 컨퍼런스에 참여했습니다.

장소는 지난 9월에 복합문화공간으로 리뉴얼한 노들섬 안의 '노들서가'였습니다. 노들서가는 본래 다양한 테마로 큐레이션된 책을 만날 수 있는 도서관이자 서점인데, 대관 행사도 자주 개최합니다. 

대중교통으로는 찾아가기 까다로운 노들섬


칼바람을 뚫고 찾아간 노들섬은 이미 많은 방문객들로 북적이고 있었습니다. 행사 브로슈어, 스티커가 대부분인 굿즈, 식음료 쿠폰 두 장을 받아 강연장으로 입장했습니다. 

천장에 걸린 컨퍼런스 포스터


1일차 강연 라인업*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 스페이스오디티: 팬덤 연구소 블립
- 틱톡: 전세계가 열광하는 비디오 플랫폼
- 뉴닉, 새터데이 에디션, 오디티 스테이션: 뉴스레터의 팬덤과 브랜딩
- 안테나뮤직: 좋은 음악을 전파하는 소통법
- 플러스엑스: 브랜드의 팬덤 만들기
- 나이키: 도전과 혁신으로 만드는 브랜드 스토리
* 목차는 강연 내용을 반영하여 글 내에서 조금 수정했습니다.

스페이스오디티: 팬덤 연구소 블립(blip)
세션은 스페이스오디티 김홍기 대표의 인사말과 함께 시작했습니다. 음악을 기반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기획, 제작하는 크리에이티브 그룹 스페이스오디티는 2019년 8월에 '팬덤 연구소 블립'을 설립했습니다. 케이팝 열풍의 원동력인 팬덤을 집중적으로 분석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스페이스오디티


블립은 '케이팝레이더(kpop radar)'와 '블립 매거진(blip magazine)'이라는 두 서비스를 순차적으로 오픈했습니다. 40분의 세션은 각 서비스의 소개와 '왜 팬덤인가'에 대한 답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케이팝레이더는 홈페이지에 데이터 기반의 다양한 콘텐츠를 게시합니다. 뮤직비디오의 조회 수, 아티스트의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 팬카페 회원 수 등 정량적인 수치로 순위 차트와 아티스트 소개 페이지를 만듭니다. 지난 8월에는 1년 간의 유튜브 데이터를 재가공한 '케이팝 세계 지도'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김홍기 대표는 본인이 봄여름가을겨울의 오랜 팬이라 말하며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팬이잖아요"라고 덧붙였습니다. 팬은 자신이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을 갖습니다. 자연스럽게 아티스트의 가치관은 어떤 방향으로든 팬에게 스며듭니다. 아티스트의 생각과 철학을 다루는 인문학적 음악 잡지 '블립 매거진'이 만들어진 이유입니다.  

ⓒ스페이스오디티


▶직원들의 한 줄 후기
- 박 팀장님: PPT는 깔끔했는데 발표는 인상적이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스페이스오디티가 어떤 회사인지 감을 못 잡겠습니다. 
- 이 매니저님: 소싯적 아이돌 '덕질' 좀 해 본 사람으로서 케이팝에 대한 전문적인 자료를 만드는 집단의 존재를 알게 되어 기뻤습니다. 그렇지만 강연은 조금 산만해서 아쉬웠습니다. 
 

틱톡(TikTok): 전세계가 열광하는 비디오 플랫폼
유저는 아니지만 틱톡은 익숙한 앱입니다. 개성이 강한 짧은 영상들을 만들 수 있는 서비스죠. 중국의 스타트업 바이트댄스(Byte dance)가 만든 틱톡은 전세계 이용자(하루에 한 번 이상 접속하는 사람)가 월간 5억명에 달합니다.*
* 참고 기사: 15초 영상혁명' 틱톡은 어떻게 미국을 흔들었나

ⓒ틱톡코리아


김광민 콘텐츠 BD(Business Development) 팀장은 틱톡 소개 영상과 함께 강연을 시작했습니다. 그는 '누구나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다'는 것이 틱톡의 성공 요인이라 말했습니다. 15초 길이의 짧은 영상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모든 소스는 앱 안에 있습니다. 저작권 걱정 없이 배경 음악을 사용할 수 있고, 특이한 필터나 다양한 스티커로 영상을 꾸밀 수 있습니다.

특정 테마의 영상 제작을 유도하는 '해시태그 챌린지(Hashtag Challenge)'는 앱 내의 커뮤니티 활성화를 돕습니다. '#오나나챌린지'나 '#고양이송챌린지'처럼 관심이 폭발적이었던 해시태그는 틱톡뿐만 아니라 다른 소셜 미디어에서도 주목 받는 트렌드가 되었습니다.

해시태그 챌린지 ⓒ틱톡코리아


▶직원들의 한 줄 후기
- 박 팀장님: 강연자님이 적절한 자료와 편안한 멘트로 세션을 잘 이끌어 틱톡을 굉장히 매력적으로 느끼게 되었습니다. 
- 방 AE님: '어...? 나도 한번 깔아볼까...?'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설득력(!) 있는 강연이었습니다.
- 장 카피님: 틱톡의 브랜드 필름(소개 영상)이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틱톡의 매력을 압축적으로 잘 녹여 만든 영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뉴닉, 새터데이 에디션, 오디티 스테이션: 뉴스레터의 팬덤과 브랜딩
플래닝 2팀에는 뉴닉의 마스코트인 '고슴이'의 돌잔치에 다녀온 분이 두 명이나 있습니다. 전원이 뉴스레터 구독자고요. 딱딱한 플라스틱 의자(..)에 등과 허리가 뻐근해져 올 때쯤 기다렸던 세션을 듣게 되어 다행이었습니다.

세상에 관심은 많지만 시간은 없는, 매일 종합일간지를 꼼꼼히 읽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요즘 사람들에게 뉴스레터는 단비 같은 서비스입니다. 포지셔닝은 다르지만 주1회 이상 뉴스레터를 발송한다는 공통점을 가진 밀레니얼을 위한 시사 뉴스 '뉴닉'의 빈다은 대표, 국내외 여러 분야의 전문가 인터뷰를 담은 '새터데이 에디션'의 김하나 CCO, 스페이스오디티의 음악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만들어진 '오디티 스테이션'의 정혜윤 마케터가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세션은 각 서비스의 기획 배경과 많은 구독자를 확보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답하는 내용이었습니다. 빈다은 대표는 '더스킴(theSkimm)'이라는 미국의 뉴스레터를 언급하며 쉽고 위트 있는 뉴스 큐레이션 서비스의 성공 가능성을 믿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런칭 11개월 만에 구독자 10만 명을 돌파한 건 술술 읽히는 내용과 친근한 고슴도치 캐릭터, 그리고 무엇보다 구독자와의 소통 덕분입니다.

서비스가 곧 사업인 뉴닉과 달리 새터데이 에디션과 오디티 스테이션은 각각 북저널리즘과 스페이스오디티라는 콘텐츠 회사의 사이드 프로젝트입니다. 본래의 전문 분야를 뉴스레터라는 많은 사람에게 전파할 수 있는 콘텐츠에 녹여냄으로서 이용자 범위를 넓힐 수 있었다고 합니다. 

▶직원들의 한 줄 후기
- 박 팀장님: 제일 많이 메모한 세션이었습니다. 뉴닉의 빈다은 대표의 우리나라에는 <뉴욕타임즈>나 <뉴요커>처럼 사랑 받는 미디어 브랜드가 없다는 지적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뉴스레터 서비스에 대한 확신과 의견도 좋았습니다.
- 방 AE님: 같은 형식이라도 각 브랜드가 어떤 포지셔닝을 목표로 하고 있는지 비교할 수 있어서 재밌었습니다. 
 

안테나뮤직: 좋은 음악을 전파하는 소통법
가수 유희열이 CEO인 엔터테인먼트 회사, 안테나뮤직엔 10명 남짓의 뮤지션이 있습니다. 모두 자기 색깔이 뚜렷한 음악을 만들고, 부릅니다. 안효진 실장은 안테나뮤직을 '돈은 많이 못 벌어도(!) 하고 싶은 음악은 평생 할 수 있는 곳'이라 소개했습니다. 

ⓒ안테나뮤직


소속 아티스트들은 음악을 만드는 것만큼이나 팬들과의 소통에도 열심입니다. 세션은 '어떻게 열심히 소통하는데요?'에 대한 답이 주요 내용이었습니다. 홈쇼핑에서 귤을 판매한 일화로 유명한 루시드폴은 앨범 발매 기념 전시회에서 방문객에게 자신이 기른 귤을 증정했다고 합니다. 정승환은 굿즈로 직접 디자인한 눈사람 인형과 손난로를 제작했대요. 안테나뮤직은 합동 공연을 할 때면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모든 아티스트가 함께 무대에 선답니다. 브랜딩이나 마케팅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는 없었지만, 소소한 일화를 들으며 웃을 수 있는 세션이었습니다. 


▶직원들의 한 줄 후기
- 방 AE님: 안테나뮤직의 음악을 좋아하지만, '하고 싶은 대로 했더니 성공했습니다' 같은 내용의 세션이었던 것 같아 큰 도움이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 장 카피님: '억지로 뭔가를 하지 않는다'는 레이블의 철학과 고민이 잘 느껴져서 좋았습니다. 
- 이 매니저님: 대중 가요를 좋아해서 주제는 흥미로웠지만 SNS를 통해 알고 있던 내용이 대부분이라 아쉬웠습니다. 

 

플러스엑스: 브랜드의 팬덤 만들기
플러스엑스는 강연 라인업에서 유일하게 초면인 브랜드였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BTS 로고도 디자인 했고요"라는 말을 듣는 순간 물음표는 느낌표로 바뀌었습니다.  

BTS 로고 애니메이션 ⓒ빅히트


신명섭 대표는 BTS와 팬클럽 ARMY의 로고를 디자인하며 엄청난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일반 브랜드와는 달리 대중의 피드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었죠. 팬들의 열정은 정말 대단해요. 로고 디자인과 브랜딩까지 공부하시더라고요."

그는 한 인터뷰*에서 플러스엑스를 '브랜드 경험 디자인 회사'라고 소개했습니다. 온/오프라인 광고부터 제품 인쇄물까지 여러 분야의 디자인을 일관성 있게 설계하는 집단이라는 뜻입니다. 
* 참고 기사: BTS 브랜드 리뉴얼한 '플러스엑스' 신명섭·변사범 대표

기억에 남는 예시는 '바운스(VAUNCE)'였습니다. 바운스는 실내 스포츠 테마파크 브랜드입니다. 플러스 엑스는 역동적인 이미지를 극대화하고자 채도 높은 색들로 사선의 로고를 만들었습니다. 사선 컨셉은 포스터의 타이포와 공간 운영에 필요한 아이콘 제작에까지 이어졌습니다. '명확한 브랜드 이미지 구축을 위해 일관된 디자인을 한다는 것'을 무엇인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바운스의 로고와 다양한 아이콘들 ⓒ플러스엑스


▶직원들의 한 줄 후기
- 박 팀장님: BTS 브랜딩 일화가 정말 기억에 남습니다. 하나의 오브제를 얼마나 다양하게 디자인에 활용할 수 있는지, 브랜드 리뉴얼 시 무엇을 고려해야 하는지 등 좋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던 강연이었습니다. 
- 장 카피님: 플러스엑스는 그냥 디자인 회사가 아닌, 치밀하게 브랜드 전략을 세우는 컨설팅 기업에 가깝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브랜드의 팬덤을 만들기 위해서는 브랜드가 아닌 팬이 말을 많이 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았습니다. 
- 홍 에디터님: 물구나무 서서 봐도 디자이너가 만든 PPT(팀원 모두의 생각). 훌륭한 디자인 결과물들이 나올 수 있었던 건 브랜드에 대한 섬세한 분석과 완전한 이해가 전제되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나이키: 도전과 혁신으로 만드는 브랜드 스토리
나이키의 서동민 브랜드 디렉터는 '2019 우먼스 저스트 두 잇(2019 Women's Just Do It, 이하 JDI)' 캠페인을 중심으로 세션을 진행했습니다. 화제가 된 '너라는 위대함을 믿어' 광고 시리즈도 이 캠페인의 일환입니다.

너라는 위대함을 믿어 ⓒ나이키 코리아


강연을 들으며 '도전'과 '혁신'이 나이키의 핵심적인 가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미 트렌드가 된 것에 편승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조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에 집중하여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 내는 것이 나이키의 스타일입니다. 

각 분야에서 최고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여성들의 열정을 이야기하고 싶어 JDI 캠페인 컨셉을 기획하고, 운동과는 거리가 멀지만 열정으로는 항상 최고인 개그우먼 박나래를 모델로 캐스팅하고, 3월에 '세계 여성의 날'을 기념하여 다양한 스포츠 프로그램과 뮤직 페스티벌을 결합한 '위대한 페스티벌'을 연 것은 모두 나이키의 도전 정신과 뚝심의 결과물이었습니다.

▶직원들의 한 줄 후기
- 홍 에디터님: 평소 좋아하는 브랜드라 기대를 많이 했습니다. 대형 캠페인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을 수 있어 흥미로웠지만, 세션을 통해서만 알 수 있는 특별한 내용이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 이 매니저님: 나이키의 제품만큼이나 마케팅 콘텐츠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즐거운 40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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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5시간의 컨퍼런스가 끝났습니다. 세션 간 겹치는 내용도 없고, 강연자들도 준비를 많이 해온 것 같아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여러 업계의 리딩 브랜드 대표들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어 좋았습니다. 다만, '팬덤'이라는 키워드로 묶을 수 있는 컨퍼런스였는지 의문입니다. 유저나 소비자보다 브랜드, 혹은 서비스 중심적인 이야기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입니다. 

행사 운영면에서도 2시간 앉아 있기에도 힘들었던 의자, 위아래로 조금씩 잘리는 PPT, 단순 강연의 연속이었던 단조로운 구성 등은 아쉬웠습니다. 본 컨퍼런스가 앞으로 '팬덤을 확보하려면' 보완이 필요한 사항들입니다. 

그래도 오랜만에 모니터 밖에서, 사무실이 아닌 곳에서 인사이트를 충전할 수 있는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 ♥차돌박이♥로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어서 또 한 번 감사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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